[MBC 뉴스의 광장/ 서혜진 변호사 인터뷰] 성폭력 수사 관행 문제점 에 대하여
■ 더라이트하우스 법률사무소 서혜진 대표 변호사는
- 2018년 4월 12일 (금) 07:00 ~ 07:30 방송된
MBC 표준 FM 91.9 MHz “뉴스의 광장”과 인터뷰하였습니다. - 서혜진 대표 변호사는 한국여성변호사회 인권이사 자격으로,
성폭력 사건 수사관행의 문제점 등에 대해 인터뷰하였습니다.
■인터뷰 전문
앵커: 경찰청이 성폭력 근절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서 이화여대 젠더법학연구소와 공동으로 세미나를 열었습니다. 그런데 수사 과정에서 피해자들이 2차 피해를 당한다는 호소도 많았는데요. 기존의 성폭력 수사관행과 형사사법의 문제점 개선, 2차 피해 예방 방안 등도 논의가 됐다고 합니다. 이 세미나에 참여했던 한국여성변호사회 인권이사 서혜진 변호사 연결해서 말씀 들어보겠습니다. 서 변호사님, 안녕하세요?
서혜진 변호사: 네. 안녕하십니까?
앵커: 네. 먼저, 여성변호사회에서 이 세미나에 참여하신 계기가 궁금한데.. 말씀 좀 들어볼까요, 그것부터?
서혜진 변호사: 네. 이번 미투 운동을 계기로 성폭력 피해자들이 겪는 형사 절차 과정에서의 2차 피해에 대해서도 아무래도 종전에 비해 관심이 많이 높아졌습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학계와 경찰이 2차 피해 예방과 개선점을 모색하자는 취지로 세미나를 마련했는데요. 이 점에서 상당히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앵커: 그런데 지금 성폭력 피해자가 이런 사법절차를 거칠 때 경찰, 검찰 조사과정 등에서 모욕적이고 또 수치심을 느끼는 2차 피해를 받는 일이 많다, 이런 지적이 있었는데.. 수사 과정 등 이런 사법절차에서 주로 어떤 유형의 2차 피해가 가장 많이 발생을 하는 겁니까?
서혜진 변호사: 피해자들이 가장 고통을 호소하는 2차 피해는요. 수사 과정이나 재판 과정에서 성폭력 피해자들에 대한 왜곡된 통념과 편견에 기반한 질문을 받을 때입니다. 이 점이 과거에 비해서는 어느 정도 개선이 되고는 했지만 실제 많은 사례를 진행하다 보면 여전히 수사기관이나 법원은 피해자는 이럴 것이다, 이래야 한다는 피해자에 대한 어떤 왜곡된 상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때가 참 많습니다. 이런 편견과 통념이 결국 용기를 내서 형사절차를 선택한 피해자들에게 좌절감과 무력감을 느끼게 하는데요. 이런 것들이 형사절차에서의 대표적인 2차 피해입니다. 또 권리를 제대로 고지 받지 못해서 형사절차 과정에서 충분히 권리를 행사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는데요. 현행법상 성폭력 피해자가 누릴 수 있는 대표적인 권리가 인적사항을 생략하고 가명을 사용해서 조사를 받을 수 있는 것과 국선변호사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것이 있습니다. 이런 것들이 사전에 피해자에게 제대로 고지가 안 되는 경우가 여전히 많고요. 이러한 부분들도 2차 피해의 한 종류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말씀하신 국선변호사제도, 2차 피해 예방을 위해서 여러 가지 제도가 있는데 특히 조사 과정에서 변호사가 입회를 하면 훨씬 효과가 높다, 이런 지적이 많은데.. 그런데 왜 이 제도가 현장에서 제대로 이렇게 활용이 안 되고 있다는 지적이 있어요?
서혜진 변호사: 네. 현장에서 제대로 활용되고 있지 않다고 단정 짓기는 좀 무리는 있습니다.
앵커: 아, 그렇습니까?
서혜진 변호사: 네. 이 제도는 2013년도에 모든 성폭력 피해자들을 지원하기 위해 탄생한 제도인데요. 현재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대표적인 피해자 지원제도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과정입니다. 다만 이런 지적이 나오는 이유가 입건되는 전체 성폭력 피해 사건 수에 대비해서는 국선변호사가 선정되는 비율이 좀 낮기 때문에 좀 더 적극적으로 활용되어야 될 필요는 있습니다.
앵커: 그러면 또 성폭력 피해자들에 대해서 제도적으로, 법적으로 제대로 도움을 주기 위해서는 가장 시급하게 좀 고쳐져야 되는 부분이 뭐라고 보시는지요?
서혜진 변호사: 언급을 하셨지만 피해자에게 변호사를 선임해주는 것이 피해자들에게는 가장 효과적인 조력입니다. 우선 현행법에서는 수사기관이 피해자에 대한 조사가 있기 전에 국선변호사를 선정해주도록 이렇게 규정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규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피해자가 이미 피해 진술을 다한 이후에 국선변호사를 선정해주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런 관행이 좀 개선되어야 될 필요가 있습니다. 성폭력 피해 사건에서는 가장 중요한 것이 피해자의 피해 진술인데요. 다른 범죄와는 다르게 성범죄에서는 다른 증거는 없고 오직 피해자의 진술만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초기 피해 진술 그 당시부터 변호사의 조력을 받으면서 진술을 하는 것이 전체적인 사건 진행에 큰 도움이 됩니다.
앵커: 네. 그리고 끝으로 명예훼손죄나 무고죄로 역고소 당하는 우려 때문에 피해자들이 아예 고발이나 폭로를 주저하고 뒤로 물러서는 경우도 굉장히 많은데, 이런 경우에 법적이나 제도적으로 뭔가 보완할 방법은 없을까요?
서혜진 변호사: 네. 피해 사실을 용기내서 말하는 것을 처벌한다면 이런 것 역시 피해자들에 대한 2차 피해가 되겠죠. 특히 명예훼손 관련해서는 우리 형법상 사실적시 명예훼손죄 존폐 논의도 지금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단순히 사실적시 명예훼손죄를 폐지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닌 거 같고요. 왜냐하면 실제 사례를 접하다보면 가해자가 오히려 피해자의 피해 사실을 이야기하면서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하는 경우도 상당히 많습니다. 사실적시 명예훼손죄가 없다면 가해자의 이런 행위를 처벌할 수 없는 문제도 있습니다. 다만 진실에 기반한 성폭력 피해 사실을 이야기한 경우라면 사실적시 명예훼손죄로 처벌되지 않도록 하는 법률 제정은 피해자 보호를 위해서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한국여성변호사회 인권이사 서혜진 변호사였습니다. 아침 일찍 고맙습니다.
서혜진 변호사: 네. 감사합니다.
[출처] MBC 뉴스
[원본 링크]
http://www.imbc.com/broad/radio/fm/newsplaza/interview/index.html?list_id=69567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