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뉴스의 광장/ 서혜진 변호사 인터뷰] “성관계 영상 휴대폰으로 재촬영해 전송…
성폭력처벌법 위반아니…”라는 대법원 판결에 대하여
성폭력처벌법 위반아니…”라는 대법원 판결에 대하여
■ 더라이트하우스 법률사무소 서혜진 대표 변호사는
- 2018년 9월 14일 (금) 07:00 ~ 07:30 방송된
MBC 표준 FM 91.9 MHz “뉴스의 광장”과 인터뷰하였습니다. - 서혜진 대표 변호사는 한국여성변호사회 인권이사 자격으로,
“성관계 영상 휴대폰으로 재촬영해 전송… 성폭력처벌법 위반 아니”라는 최근 대법원 판결(2017도3443)의 문제점 등에 대해 인터뷰하였습니다.
■인터뷰 전문
앵커: 합의 하에 찍은 성관계 동영상이 있는데요. 이 동영상을 휴대폰 카메라로 다시 찍어서 제 3자에게 보낸 경우에 처벌을 할 수 없다는 대법원의 판결이 나와서 논란이 뜨겁습니다. 피해자의 신체를 직접 촬영한 게 아니라는 게 판결 이유인데, 법에 그렇게 돼 있다는데요. 그런데 너무 경직된 법 해석이 아니냐, 이런 비판도 있고요. 그래서 오늘 한국여성변호사회 인권이사이신 서혜진 변호사와 논점과 쟁점들 좀 짚어보겠습니다. 변호사님, 안녕하세요?
서혜진 변호사: 네. 안녕하세요.
앵커: 제가 지금 설명 드린 내용이 1,2심에서는 유죄였는데 대법원이 이를 파기하고 다시 재판을 하라, 이렇게 돌려보냈는데.. 대법원 판결의 결정적인 이유는 어떤 겁니까?
서혜진 변호사: 네. 이 사건에 적용되었던 법률 조항에 대한 법리적인 해석 때문이었습니다. 불법촬영과 유포 행위를 처벌하고 있는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14조가 문제되었던 법률 규정인데요. 이 조항을 보면 다른 사람의 신체를 그 의사에 반해 촬영하거나 또 그 촬영물을 반포하는 행위 등에 대해서 처벌한다, 이렇게 규정이 되어 있습니다. 대법원은 이 조항을 통해 처벌받는 행위는 다른 사람의 신체, 그 자체를 직접 촬영하는 행위만 해당하고 다른 사람의 신체 이미지가 담긴 영상. 그러니까 이번 사건과 같이 컴퓨터 모니터 화면에서 재생되는 동영상을 휴대전화나 다른 기기로 그대로 재촬영하는 행위 또 그런 촬영물을 유포하는 행위는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 이렇게 해석을 했기 때문에 처벌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리게 된 것입니다.
앵커: 그런데 같은 법 조항을 놓고서 1심과 2심은 유죄를 판단했잖아요. 대법원이 이렇게 판결한 건 변호사님 설명을 들으면 법 조항을 엄격하게 해석한 거 같기는 한데.. 어떤 지점에서 판단이 결정적으로 갈린 겁니까? 1,2심과 대법원이?
서혜진 변호사: 네. 뭐 이런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적용되었던 법률도 동일했고요. 이번 사건 사실관계나 증거관계도 1,2심과 대법원이 달라진 것은 아닌 거 같습니다. 대신 좀 전에 말씀드린 이 성폭법 조항에 대한 법리적인 해석이 1,2심 재판부와 대법원이 서로 달랐기 때문에 이런 다른 결과가 나오게 된 것으로 보입니다. 1,2심 재판부에서는 성관계 동영상을 컴퓨터 모니터로 재생을 하면서 그것을 자신의 휴대전화로 다시 촬영한 행위, 그리고 이런 촬영물을 유포한 행위에 대해서도 이 법률 조항으로 처벌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해석을 했지만 대법원에서는 좀 전에 말씀드린 것과 같은 이유로 그렇지 않다고 해석을 했기 때문에 결론적으로는 유무죄판단이 달라지게 된 것입니다.
앵커: 법원의 파기 환송판결로 다시 내려가서 재판을 다시 해라 이러니까 재판을 다시 할 텐데.. 파기환송심에서도 여전히 유죄 판단을 유지할 수도 있습니까? 보통 대법원의 판단을 따르죠, 일반적인 경우는?
서혜진 변호사: 네. 보통 대법원의 판단을 따르기 때문에 파기환송심에서 결론이 뒤바뀔 가능성은 좀 희박합니다. 대법원이 원심법원으로 이번 사건과 같이 무죄 취지의 파기환송을 할 때는요. 사건을 환송받은 법원은 심리과정에서 새로운 증거가 제시되거나 또 사건에 기초가 되는 증거관계, 사실관계의 변동이 없으면 대법원에 판단에 지속되어서 동일한 내용의 결론을 내리기 때문에 유무죄 판단에 있어 결론이 바뀔 가능성은 상당히 떨어집니다.
앵커: 법을 엄격하게 해석했다는 건 알겠는데 상식적으로 보면 피해자가 입은 피해는 똑같잖아요. 그래서 이번 판결로 이른바 리벤지 포르노, 헤어진 연인에게 특히 대부분 여성들이 피해자인데 보복할 목적으로 동영상을 찍어서 유포하는데 이게 면죄부 준 거 아니냐, 이런 지적도 있고 상식하고는 조금 동떨어진 판결이고 법조문을 왜 이렇게 했나 하는 생각도 들고 그러는데.. 어떻게 보시나요, 법조계에서는?
서혜진 변호사: 네. 물론 대법원이 면죄부를 줄 의도로 이런 판단을 하지는 않았겠지만 결론적으로는 이런 행위는 처벌받지 않는구나 하는 일종의 어떤 사인이 되어버릴 수도 있어서 결론을 악용하면서 교묘히 처벌을 피해가는 사례가 증가할 가능성이 당연히 있습니다.또 아까 지적해주신 것과 같이 현실적으로는 피해자 입장에서 자신의 신체가 촬영된 영상물이 유포가 되었을 때 그 영상물이 신체를 직접 촬영한 원본이냐 아니면 그 원본이 그대로 재촬영한 복제본이냐 이런 것들은 사실 전혀 중요하지가 않죠. 원본이든 재촬영된 영상이든 그 내용은 동일한 것이고요. 또 피해자 입장에서는 촬영이나 유포로 인해 입는 피해 정도도 똑같습니다. 이번 판결은 디지털 성폭력이라고 통칭되는 불법촬영 범죄의 특성이나 실태를 고려하지 않은 면이 있고요. 또 지나치게 법문을 축소 해석한 것이라는 점에서 비판의 소지는 있어 보입니다.
앵커: 사이버 성범죄 수법, 그리고 디지털 기기의 진화 굉장히 지금 기술 발전도 빠르고 수법도 빨라지고 그러는데.. 법률이 좀 못 따라간다, 이런 생각이 좀 드는데요. 예를 들어서 법을 제정할 때 이런 상황까지 생각을 안 했던 거 같아요, 보니까. 그래서 상상력이 좀 부족했던 것 같기도 하고 한데 이런 법률 개정안이 국회에서 이걸 고쳐야 된다고 계류가 돼 있다고 하는데, 국회가 할 일이지만 법 빨리 고쳐야 되겠네요? 이건 당연히 피해자가 너무 커질 것 같아요.
서혜진 변호사: 네. 맞습니다. 디지털 성범죄, 사이버 성범죄는 현대사회에서 그 수법이 가장 빠르게 진화하는 범죄 중에 하나고요. 또 실제로도 대검찰청 범죄 통계에 따르면 10년 동안 가장 급격한 증가율을 보인 범죄이기도 합니다. 법률이 현실에 앞서 먼저 나갈 수는 없겠지만 어찌됐든 이번 사건과 같이 법문 자체로 봤을 때 보는 관점에 따라 다르게 해석이 된다거나 또 처벌의 필요성이 분명히 있지만 이렇게 이번 사건과 같이 처벌할 수 없는 공백이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반드시 법률 개정을 통해 한 번 정비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앵커: 네. 법조인들이야 이해가 가겠지만 상식적으로는 좀 이해가 안 가는 그런 판결이었는데요. 지금까지 한국여성변호사회 인권이사 서혜진 변호사 연결해서 말씀 들어봤습니다. 변호사님, 아침 일찍 고맙습니다.
서혜진 변호사: 네. 감사합니다.
[출처] MBC 뉴스
[원본 링크]
http://www.imbc.com/broad/radio/fm/newsplaza/interview/index.html?list_id=6979628
(참고)
최근 대법원은, “서로 합의하에 촬영한 성관계 동영상을 컴퓨터로 재생한 후 다시 휴대전화 카메라로 찍어 다른 사람에게 전송했더라도 이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으로 처벌할 수는 없다”고 판결했습니다. 그 논거로 “성폭력처벌법이 금지하는 ‘다른 사람의 신체를 촬영한 영상을 전송하는 행위’는 다른 사람의 신체 그 자체를 직접 촬영한 경우에만 해당한다”는 점을 들었습니다(2017도3443).
